해양오염과 패션산업

북극해 오염의 주범은 세탁폐수의 미세(섬유)플라스틱
세탁물의 사용자와 생산자 모두 책임감을 가져야

해경신문 승인 2022.02.15 07:17 의견 0

[해경신문=최윤경 전문기자] 유난히 추운 올해 겨울, 우리를 따뜻하게 해주는 현대문명의 아이템들이 인기 만점이다. 뽀글이, 후리스(Fleece), 인조모피, 극세사 담요, 수면 양말.. 가볍고 따뜻하고, 가격까지 착한! 나도 살 수 있는 이 좋은 물건들이 없었다면 이 겨울이 훨씬 더 추웠을 것 같다.

어떻게 이렇게 저렴하고 따뜻하지? 잘 세탁해서 계속 입어야 하나? 새로 하나 더 살까? 선물하기에도 좋을 것 같은, 예쁘고 기분 좋은 후리스재킷이 온 사방에서 팔리는데, 우리는 이 기적의 합성섬유로 인해 바다와 생태계가 병들어가고, 결국 우리의 건강까지 해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본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좌측) 뽀글이, (사진우측) 후리스

인류가 석유를 기반으로 한 합성섬유를 발명한 이래, 많은 천연가죽을 구제하고 훨씬 더 많은 사람이 따뜻하게 살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 합성섬유는 천연섬유와 달리 자연상태에서 분해가 되는 데에 몇 백년이 걸린다. 게다가 화학적으로 분해되기 전에 바람과 물의 작용으로 잘게 부서져 미세플라스틱이 되는데, 아주 작은 미세플라스틱은 일반 정수기도 쉽게 통과하며, 해조류와 어류의 먹이가 되고 천일염에 부착되어 먹이사슬을 타고 인간의 몸까지 도달하게 된다.

합성섬유는 분자구조가 플라스틱과 별 차이가 없으나, 특히 후리스 등은 분자 구조사이가 뜨서 훨씬 더 잘게 잘 부서진다. 최근 네이처지 (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된 북미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북극해 표면의 미세플라스틱 중 92퍼센트는 합성섬유(systhetic fiber)이고, 그 중에 73퍼센트는 폴리에스터 계통이라고 한다. 즉 이런 합성섬유의 세탁폐수에서 나온 미세섬유가 주변지역을 오염시키고도 북극해까지 흘러들고, 거기서 또다시 공기와 해류를 타고 육지와 인간의 몸으로 흘러들어간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해양을 오염시키는 원인 중에, 바다거북을 죽이고 쓰레기섬을 이루는 대형플라스틱이나 처음부터 미세플라스틱을 사용하는 치약/선크림 등 마이크로비즈제품에 대해서는 제거나 방지를 위해 (충분하지는 않지만) 많은 노력이 기울여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현재 북극해까지 오염시키고 있는 합성섬유의 미세플라스틱 문제에 대해서는 좀 더 심각한 관심이 필요해보인다.

합성섬유의 사용자는 가능한 합성섬유를 적게 세탁하고 세탁하더라도 찬물에 짧은 시간 동안 세탁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건조기나 세탁기 사용시 발생하는 섬유찌꺼기는 공중이나 하수로 보내지 않고 일반쓰레기로 소각장에서 태워야 한다. 쓰레기 소각으로 발생하는 오염도 심각하지만, 그래도 생태계로 바로 스며들게 하는 것보다는 나은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으로는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미세섬유를 완전히 막을 수 없으며, 이미 북극해까지 오염시킨 미세플라스틱을 제거하는 효과적인 방법도 아직 널리 알려진 것이 없다.

이제 합성섬유를 생산하고 경제적 이익을 얻는 섬유업계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해양오염을 방지하고 제거하는 연구개발에 지원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해양오염을 소비자나 정부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만 돌릴 수는 없지 않을까. 합성섬유뿐만이 아니라, 모든 제품을 생산하고 사용하는 데에는 이제 폐기물의 영향까지 고려하는 것이 인류의 의무가 되는 시대가 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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