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구역] 서울 어린이스포츠센터 직원 막대기 살인사건

홍승환 기자 승인 2022.09.08 01:31 의견 0

[해경신문=홍승환 기자]

2021년 12월 30일 늦은 시각 피해자 고재형(당시 26세)씨[1]는 가해자인 스포츠 센터 사장 한 모(당시 40세)씨 외 직원 2명과 함께 연말 회식을 했다. 유족이 공개한 카톡 내용에 따르면 밤 11시까지만 해도 피해자는 가족들과 카톡으로 소통을 할 정도로 의식이 있었다. 당시 피해자의 호출을 받았던 대리기사는 술에 취한 피해자가 위치를 설명하지 못 하고 콜을 취소할 때 그와 통화를 했었는데 도중에 가해자로 추정되는 남자가 "너 집이 어디냐고 이 ××야" "야 너 집에 가려면 똑바로 있는 위치를 알려줘야 기사가 오시지"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전화가 끊긴 뒤부터 가해자가 허위 신고를 하기 전인 31일 새벽 2시 이전에 피해자는 의식을 잃고 살해당했다.

고씨는 스포츠 센터에서 체육 교사로 일했을 정도로 체격이 다부지고 가해자보다 월등히 컸으므로 한씨는 고씨가 만취 상태라 정신을 못 차리는 틈에 그를 제압해 기절시킨 뒤 범행을 벌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31일로 넘어간 새벽 2시에 한씨는 뜬금없이 자신의 누나가 남성에게 맞고 있으니 와달라고 경찰에 허위 신고를 했다. 경찰이 출동했을 때 한씨는 "내가 언제 누나라고 했느냐. 어떤 남자가 센터에 쳐들어와 그 사람과 싸운 것뿐이다. 그 사람은 도망갔다" 라고 횡설수설하며 CCTV 공개도 거부하고 자신이 직접 경찰서에 가서 신고할 테니 돌아가라고 성화를 부렸다.

이 시점에서 경찰은 당시까지만 해도 기절했을 뿐 살아있었던 고씨를 발견했다. 당시 고씨는 하의와 속옷까지 벗은 상태로 방에 눕혀져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한씨는 경찰에게 피해자는 사건과 무관한 직원일 뿐이고 술에 취해 자는 것 뿐이라고 둘러댔다. 심지어 머리를 쓰다듬으며 친근한 척까지 했다고 한다. 결국 경찰은 맥박을 통해 일단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한 뒤 패딩으로 몸만 덮어주고 철수했다. 그렇게 경찰이 돌아간 이후 한씨는 유아 허들용으로 쓰는 70cm 플라스틱 막대기를 피해자의 항문에 삽입하는 매우 끔찍하고 엽기스러운 방식으로 고씨를 살해한다. 심지어 막대기가 항문을 통해 신체 내부로 들어와 간과 심장을 관통할 때까지 밀어넣었다고 한다. 국과수에서 밝힌 최종적인 사인은 심장 손상. 7시간이 지난 오전 9시쯤 한씨는 '같이 술을 마신 고씨가 의식과 호흡이 없다' 고 또 다시 경찰에 신고했고 유력 용의자로 바로 체포됐다. 처음에는 고씨의 몸에 난 상흔을 보고 폭행치사로 기소했으나 막대기를 밀어넣어 살해했다는 것이 밝혀진 뒤에는 살인죄로 죄목이 변경되었다.

끔찍한 살해 방식에 비해 동기가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유족들과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가해자인 스포츠 센터 사장 한 모씨는 평소 피해자와의 관계도 원만했으며 코로나 시작 이후에도 피해자가 스포츠 센터 일을 관두지 않아 선물도 챙겨줄 정도로 피해자 역시 가해자를 좋은 상사로 여겼다고 한다. 가해자는 사건 이후 아무런 기억도 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는데 피해자가 음주운전을 하겠다고 해서 이를 말리기 위해 폭행한 것만 기억난다고 주장했다. 몹시 잔혹한 고문에 가까운 살해 방식을 사용한 것에 대한 동기에도 관심이 쏠렸는데 일단 경찰은 성적인 의도는 없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경찰의 초동 대응에 대해서도 논란이 발생했다. 경찰이 출동했을 때까지만 해도 피해자는 살아있었으나 가해자의 말을 믿고 돌아간 경찰 때문에 목숨을 구할 기회를 놓쳤다는 비판이 있다. 일단 현장 출동 경찰은, 당시 피해자의 맥박과 호흡이 모두 정상이었고 눈에 보이는 외상이나 혈흔은 없었으며 사건과 관련이 없는 인물이라는데 그 자리에서 하반신을 들춰볼 수 없었다고 주장하는 중이다. 여기서 피해자가 이 시점까지는 살아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의문인 것은 CCTV 조사 결과 가해자는 경찰이 오기 수분 전에 막대기로 피해자의 하체를 수차례 내려치며 폭행했음에도 경찰들이 당시 피해자의 몸엔 눈에 띄는 외상이나 혈흔은 없었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단순히 피해자의 몸에 멍이 올라오지 않아서 경찰들의 눈에 띄지 않았던 것인지 경찰들이 확인을 소홀히 한 것인지는 수사로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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