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구역] 대전 은행 강도살인 범인들 어떻게 21년만에 검거했나?

홍승환 기자 승인 2022.09.08 01:42 의견 0

[해경신문=홍승환 기자]

2001년 대전 국민은행에서 벌어진 권총 강도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승만(52)과 이정학(51)을 21년 만에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불법 게임장에 남겨진 유전자 때문이었다.

대전경찰청 중요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은 30일 두 사람의 신상을 공개하고 이들의 검거 경위를 발표했다.

이들은 2001년 12월21일 오전 10시께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지하 1층 주차장에서 현금 수송 차량을 차량으로 막아선 뒤 저항하던 김모(당시 45세) 출납 과장에게 실탄을 발사해 살해하고 현금 3억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2달여 전인 10월15일 0시께 대덕구 송촌동 일대에서 도보 순찰 중이던 경찰관을 차량으로 들이받은 뒤 빼앗은 권총을 범행에 사용했다.

사건 직후 차량을 300m 떨어진 상가 건물 지하 주차장에 두고 달아난 이들이 경찰에 붙잡히기까지는 2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경찰은 발생 후 1년 동안 목격자·전과자 등 5321명, 차량 9276대, 통신기록 18만2378건을 조사하고, 2만9260곳을 탐문 수사했지만 이들의 신원을 밝히는 데는 실패했다.

2011년 대전경찰청에 설치된 중요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이 사건을 받아 다시 수사에 착수했고, 이씨 등이 범행에 사용한 차량 내부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의 유전자를 검출하는 데 성공하면서 수사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경찰은 이 유전자가 2015년 충북의 한 불법게임장 현장 유류물에서 검출된 유전자와 동일하다는 것을 2017년 10월 알게 됐다.

경찰은 종업원과 손님 등 게임장에 출입했을 가능성이 있는 1만5000여명에 대한 수사 끝에 지난 3월 이정학을 유력 용의자로 특정했다.

이어 과거 행적과 주변인 등을 보강 조사해 지난 25일 이씨를 검거했고, "이승만과 범행했다"는 진술에 따라 이승만도 긴급 체포했다.

경찰에서 이씨는 2001년 12월21일 오전 10시께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충청지역본부 지하 주차장에서 현금수송차량에서 돈을 내리던 김아무개(당시 43살·국민은행 용전동지점 현금출납과장)씨를 본인이 권총으로 쐈고, 그 뒤 공범인 이아무개(51)씨가 3억원이 든 가방을 빼앗아 왔다고 진술했다. 또 이씨는 범행 두 달 전인 2001년 10월13일 자정께 대전 대덕구 비래동(당시 송촌동) 골목길에서 도보 순찰 중인 경찰을 차로 친 것도 자신이고, 쓰러진 경찰에게서 권총을 가져온 것은 공범인 이씨라고 진술했다.

은행 강도 범행 뒤 이들의 도주 경로도 일부 드러났다. 이들은 훔친 차인 검은색 그랜저로 범행을 한 뒤 근처의 미용실 지하주차장으로 이동해 미리 세워둔 흰색차(훔친 차)를 타고 서구 갈마동으로 향했다고 한다. 이씨는 그곳에서 자신의 차로 갈아타고 동구의 한 대학교 인근으로 가 권총과 돈가방을 숨긴 뒤 자신의 집으로 숨었다고 진술했으나, 앞서 자백한 공범 이씨는 갈마동에서 택시를 타고 대전역으로 가 대구로 도망쳤다고 말했다고 한다.

권총의 행방에 대한 둘의 진술도 엇갈린다. 이날 자백한 이씨는 범행 뒤 대학 근처 야산에 숨겼던 권총을 2008년 다시 찾아내 잘게 부순 뒤 조각을 여기저기 나눠 버렸다고 했고, 공범 이씨는 권총을 바다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훔친 돈을 절반씩 나눠 가졌다고 말했지만, 공범 이씨는 자신은 9천만원만 가져갔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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